한국소식
제시
[레늄 산책길] 2025년 11월 20일(목)
25-11-20
담쟁이야 너는 어찌
살랑살랑 봄바람 타고 여린 손 내밀어
담벼락 기어오르는 아픔 이겨내며 푸른 잎 하나 둘 예쁘게 피워내는구나
아스팔트를 녹이는 뜨거운 햇볕에도 한 여름 장마와 태풍에도 끄떡 않고 자리를 지키는구나
선들거리는 가을바람으로 온 몸을 붉고 붉게 물들이다가 마침내 회색으로 불살라 버리는구나
타고 남은 회색의 흔적 속에
나눔의 기쁨과 삶의 보람을 감추고 환생을 꿈꾸며 겨울잠을 청하는구나
담쟁이야 너는 어찌 그리 아름다우냐
– 홍경자 베로니카, 레늄 평신도 회원
